[인터뷰] '괴이' 구교환 "내 마음 지옥도? 도형들이 짓누르고, 고기 패티 없는 햄버거"

인터뷰 / 노이슬 기자 / 2022-05-09 06:30:33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정지훈의 월간괴담 수퍼채팅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는 구교환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 공개 후 인터뷰에서 화상 인터뷰에 참석한 취재진에 한 첫 인사다. 언제나 엉뚱한 매력으로 상대방을 웃음짓게 하는 구교환은 유쾌함과 재치를 뽐내며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구교환이 출연한 '괴이'(극본 연상호·류용재, 감독 장건재, 기획 티빙·스튜디오드래곤, 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초자연 스릴러다. 연상호와 류용재 작가가 함께 쓰고, 장건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괴이' 정기훈 役 구교환/티빙

 

"연상호 감독님은 굳이 멋을 안 부린다. 표현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멋있다. 담백하고 유머러스 하고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을까? 저에게 호감이다. 연상호 감독님과는 재회 과정은 심플했다.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가 다였다. 그게 저한테 부담을 줄어들 수 있는 좋은 디렉션이었다. 부담을 주지 않는게 가장 큰 디렉션이다. 장건재 감독님도 저를 정기훈으로 대해줬다. 촬영 쉬는 시간에도 저에게 정기훈 박사로 불렀다. 구교환 보다 박사라고 부른 횟수가 더 많은 것 같다."


재치있는 대답도 내놓았다. 구교환이 출연한 영화 '반도'와 '모가디슈' 각 캐릭터들은 차안에서 죽음을 맞이한 바. 그는 "제가 자꾸 차에서 죽는다는 이야기가 있다(웃음). 구교환이 맡은 배역은 차를 타면 운명을 끝낸다는 루머가 있어서 저도 차에 타면 죽지 않는다고 보여주고 싶었다.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심이 많다. 함께 참여한 제작진, 동료 배우들의 신뢰로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괴이'는 괴불의 존재를 소재로 '방법'을 잇는 오컬트 소재다. 구교환은 '반도'로 상업영화에 첫 데뷔, '괴이'로 '연니버스'에서 두번째로 활약했다. 그는 "저는 기훈(구교환)과 수진(신현빈)의 드라마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오컬트 소재라고 하시지만 저는 시나리오를 보고 다가갈 때 장르적인 카테고리일 뿐이지 기훈과 수진의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장르를 벗어나서 기훈과 수진의 관계에 집중했다. 김지영(한석희 역) 선배님과의 관계 등 인물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시나리오에 다가갔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괴이' 정기훈 役 구교환/티빙

 

'괴이'에서 구교환이 분한 정기훈은 전대미문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고고학자. 기이한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괴짜 고고학자로, 진양군에 나타난 '귀불'을 조사하게 되면서 믿지 못할 기이한 현상과 마주하게 되는 인물이다. 오컬트 잡지이자 유튜브 채널인 '월간괴담'을 운영한다. 앞서 취재진에 인사한 이유 역시 정기훈에 빙의(?)한 셈이다.구교환은 직업이 아닌 인물의 성향에 집중했다.


"고고학자라는 모습이 존재할까? 주변에 각자 직업의 형태와 모습이 있을까 생각해봤다. 제가 고고학자라면, 제 친구가 고고학자라면? 이라는 생각으로 형태가 정해진 틀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있는, 쓰레기 분리수거 함께하는 편안한 이미지로 다가갔다."
 
구교환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정기훈의 첫 등장 씬이다. "정기훈 첫 등장인데 안전방지턱을 그냥 넘어가는, 그리움과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주행이다. 저랑 감독님만 알고 있는 디테일이다."

시청자에 임팩트 있게 다가온 씬은 한석희와 마을에 진입한 후 등장하는 까마귀 떼 씬이다. 까마귀는 CG로 촬영된 바. 구교환은 "치어리딩처럼 반응했다"고 회상했다. "CG 연기는 어렵지 않았고 정확한 상황이 주어진 상태였다. 치어리딩하듯이 반응했다. 또 백설탕으로 결계를 치는 씬은 제 생에 손이 가장 달콤한 날이 아니었나 싶다(웃음)."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괴이' 정기훈 役 구교환/티빙

 

극 후반에는 눈을 가리고 연기해야해만 했다. 구교환은 "눈 감고 하는 연기는 사전에 충분한 카메라 리허설과 워킹을 많이 해서 어렵지 않았다. 상황에 충실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전했다.


신현빈과는 부부로 호흡했다. 하지만 정기훈과 이수진은 뜻하지 않는 사건으로 아이를 잃고 인생이 달라진 인물이다. 신현빈과는 개그 코드가 맞아서 개그 라이벌이라고 말했던 바. 구교환은 "신현빈씨와는 개그 듀오라고 할만큼 서로 유머가 맞았다. 처음 만났는데 함께 해왔던 친구처럼 느껴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괴이'에 출연하는 모든 인물들은 괴불의 눈을 본 후 자신만의 마음 속 지옥도를 보게 된다. 이에 5회의 소제목은 '검은 지옥'이다. 누군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고, 누군가는 미워하는 마음이 강해져 상대를 해치려는 마음이 강해진다. 실제 구교환이 괴물의 눈물 마주한 후 마주하게될 검은 지옥은 무엇일까. 구교환은 "저의 검은 지옥은 무생물이 나올 것 같다"며 웃었다.

"도형 같은 것들이 저를 계속 짓누를 것 같다. 한번 그런 꿈을 꾼 적이 있는데 많이 공포스러웠다. 건축물들. 그 도형들이 쏟아지는 느낌인데 지금도 생각난다. 근데 그 도형들이 실체를 맞이하지 않게 저를 방어해 준 느낌이었다. 또 햄버거를 주는데 고기 패티를 안주는 지옥일 것 것 같다. 그러면서 햄버거라고 우기는 지옥일 것 같다(웃음)."

구교환은 2006년 연극배우로 첫 데뷔 후 독립영화로 활약하던 중 지난 2020년 연상호 감독의 '반도'를 통해 상업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21년 '모가디슈'로 또 한번 시네필을 사로잡았고, "형은 뉴 타입(NEW TYPE)이야"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디피'(D.P.) 속 첫 대사와 함께 대중 앞에 혜성처럼 등장, '대세'로 떠올랐다. 

"달라진 점이라면 제 출연작들을 알아봐 주시고 '잘 봤다'고 코멘트를 주시는 게 달라진 일상을 실감한다. 예전에는 제가 봐달라고 했었는데(미소)."

작품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연출자로서도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 유튜브 채널에 두 작품이나 공개했다. '구교환 대리운전 브이로그'라는 브이로그인척 하는 단편 영화와 '러브 빌런'이라는 단편영화에 출연했다. 시나리오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제 작품으로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괴이'는 정식 공개에 앞서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경사를 맞았다.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구교환은 "기분 좋다. 뿌듯하고 적당한 부담감과 긴장감을 주는 것 같아서 좋다. 시즌2가 궁금하긴 하다. 또 어떤 형태의 이야기고 어떤 사건을 마주할지 호기심은 있다"고 출연에 대한 기대감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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