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이나은 작가 "지웅채란도 해피엔딩...김성철 믿고 캐릭터 썼다"

인터뷰 / 노이슬 기자 / 2022-01-28 06:30:06
-SBS '그 해 우리는' 25일 16회로 종영, 자체최고 시청률 5.3%로 유종의 미
-2016년 웹드라마로 시작한 이나은 작가, 첫 장편 드라마로 안방데뷔
-현실 공감 리얼 스토리와 최우식-김다미-김성철 등 라이징 스타들의 시너지로 호평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2016년 3분 미만의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으로 첫 작가 데뷔를 마친 이나은 작가는 2019년 웹드라마 '연애미수' 이후 분량이 대폭 늘어난 60분짜리 첫 장편 드라마 '그 해 우리는'으로 성공적인 입봉을 알렸다. 최우식(최웅 역), 김다미(국연수 역), 김성철(김지웅 역), 노정의(엔제이) 등 라이징 스타들은 개성강한 청춘을 그려내며 호평 받았다.


25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은 헤어진 연인이 고등학교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의 인기로 강제 소환되면서 펼쳐지는 청춘들의 첫사랑 역주행 로맨스다. 웃음과 설렘 너머의 공감을 선사하며 '10대 로맨스의 지침서'라는 평을 얻었다.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스튜디오N·슈퍼문픽쳐스


Q. '그 해 우리는'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현실 공감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고 시청률은 5.3%를 기록, 다소 저조했지만 넷플릭스와 티빙 등 OTT 서비스에서는 인기 프로그램 상위권에 랭크됐다. 


A. '작가님은 대체 어떤 삶을 살았냐'는 그런 댓글을 많이 받았다(웃음). 저는 그래서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똑같은 고민하고 어려움이 있었다. 후회를 하고 놓친 부분들을 고민해서 이 이야기를 통해서 스스로에게 위로를 주는 글을 쓰다보니 공감을 주고 힐링을 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거창하고 특별한 사람이 아닌, 주변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늘 밝은 모습을 보여주던 친구도 가정사에 대한 고민이 있으니까.

 

Q. 특히 글로벌 넷플릭스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국적을 넘어서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A. 우리 이야기가 국적을 나눈 특별한 이야기를 한 게 아니라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 것 같다. 특별하기보다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다. 많은 분들이 본인의 과거를 떠올리면서 공감했다는 메시지를 주시는 게 너무 좋았다.

 

Q. 첫 장편작부터 최우식, 김다미, 김성철, 노정의 등 라이징 스타들과 호흡했다. 캐릭터를 구축할 때 레퍼런스로 삼은 캐릭터나 작품이 있나?

 

A. 한 명 한 명에 개인적인 서사를 구체적으로 담고 싶었지만 잘라낸 부분이 있다. 웅이 캐릭터를 만들다가 최우식 배우님의 인터뷰와 예능 영상을 보면서 도움을 받았으면 했다. 불면증이나 이런 우식씨의 생활 패턴들이 많이 도움이 됐고, 좋은 기회로 대본까지 드릴 수 있게 됐다. 다미 배우님은 우식 배우님을 떠올리니 PD님이나 감독님들이 추천을 해주셨다. 인터뷰를 보니 연수의 비워뒀던 부분들이 채워졌다.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 김성철, 노정의/스튜디오N·슈퍼문픽쳐스

 

지웅이 캐릭터가 깊은 상처를 표현하고 있어서 많은 분들이 그 서사에 많이 아파하시는 것 같다. 지웅이 가진 가정사는 어머니와의 풀지 못한 응어리가 늘 따라다닌다.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 걱정을 했는데 김성철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많은 위로를 받고 이 감정을 표현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믿고 쓴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좀더 현실적으로 와 닿은 것 같다.

 

채란(전혜원)이라는 인물을 통해 지웅이에게 희망을 표현하고 싶었다. 마지막 화에서는 열린 결말처럼 보이게끔, 미묘하게 표현했다. 시청자분들이 스핀오프를 염원하신다고 들었다. 머릿속으로는 이미 지웅과 채란도 행복하게 2막이 시작됐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엔제이 캐릭터는 주연 3인방과는 다른 결의 캐릭터다. 주연 캐릭터에 비해 붕 떠 보인다는 말씀도 주시는데 아마 제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엔제이를 통해 평범한 청춘을 보내는 사람도 있지만, 일반적인 청춘을 갖지 못한 남다른 삶을 산 친구로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붕 떠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평범한 과정을 누리지 못한 캐릭터도 있다. 그럼에도 성장을 통해 자신의 삶을 주제척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스튜디오N·슈퍼문픽쳐스


Q. 최우식, 김다미, 김성철은 '그 해 우리는'으로 연기력은 물론, 로맨스 장르까지 섭렵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A. 이번 작품 하면서 좋으면서도 두려웠던 게 너무 좋은 배우들을 일찍 만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저는 저희 배우님들을 너무 사랑한다. 제가 또 좋은 이야기 나오면 다시 해보고 싶을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좋은 배우들이었다.

 

Q. 이준혁과 곽동연은 특별 출연임에도 극의 큰 흐름을 이끌었다. 장도율(이준혁) 팀장은 연수를 흔들었고, 스카우트를 제안했다. 누아(곽동역) 작가는 고호 작가인 최웅(최우식)과 표절 시비로 엮인다. 과거부터 인연이 있던 인물이다. 이 인물들을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A. 제 인생에도 갑자기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특별출연인 것 같다. 뜻하지 않을  때 내 인생에 큰 흐름을 흔드는 사람들을 표현하고 싶어서 장도율 팀장과 누아 작가가 등장했다. 그런 역할을 했다. 이준혁씨와 곽동연씨의 깜짝 출연으로 이야기가 더 풍부해진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Q. '그 해 우리는'은 공감을 자아내는 명대사와 명장면이 쏟아졌다. 매 회 한 컷 한 컷이 마치 추억 속에 있던 나의 청춘 시절을 떠 오르게 하며 의미를 더욱 짙게 했다. 작가가 뽑은 명장면 명대사는?

 

A. ​6회 엔딩에 웅이가 연수한테 '우리 이거 맞아?' '어떻게 지냈어?' 라는 대사다. 지웅이가 했던 대사 '별거 없는 내 인생도 특별해지는 순간이 올까요?'라는 말은 제 종영 소감이 담긴 SNS에도 썼다. 그게 우리 모두에게 하는 말이 아닌가 기억에 남는다. 또 11회 엔딩에서 웅이가 바닥에 누워서 버려졌던 아픈 과거를 고백하고 연수가 보듬어주듯, 입을 맞춰주는 장면이 아름다워서 인상 깊었다. 마지막회에서 연수가 할머니 뒤에 누워서 '할머니 나는 늘 혼자가 아니었어'라는 대사. 저에게도 시청자에도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 최우식 김다미 스틸/스튜디오N·슈퍼문픽쳐스

 

Q. '그 해 우리는'은 최웅과 재회 후 연수가 변화하며 사랑 표현이 늘어나는 모습 또한 관전 포인트였다. 

A. 저도 얘들은 왜 속 터 놓고 대화를 안 하지 생각이 제일 컸다. 화해와 성장에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연수같은 캐릭터가 나온 것 같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대화와 아낌없는 표현을 통해 조금씩 성장을 해가지 않았나 싶다.

연수가 웅이에게 '만약에 말이야'라고 하는 장면은 너무 귀여웠다. '작가님 MBTI가 N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웃음). 연수가 불안감을 숨긴 채 물어보는 장면이다. '나는 너밖에 없어'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연수가 한다면 너무 귀여울 것 같았다.


Q. 표현을 강조한 만큼, 캐릭터들의 손 클로즈업도 눈길을 끌었다. 과거 힘들었던 시절 홀로 두 손을 잡고 마음을 다 잡던 연수의 손을 최웅 모친(서정연)이 맞잡아 주며 위로해주고 보듬어주는 느낌이었다.

A. 손을 잡는다는 것은 저한테 큰 의미였다. 연수는 초반에 습관처럼 모든 것을 감당하면서 두 주먹을 불끈 쥔다. 그 손을 누군가가 잡아 주는 게 가장 큰 위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웅이 엄마가 연수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다. 인물 간의 손 잡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표현을 했다.

반면, 유학 길에 오르기 전 웅이는 친부와 웅이와 친부와 그 어떤 대화를 하지 않고 눈빛만을 주고 받았다. 저도 웅이에 대입을 해서 생각해봤다. 수많은 할 말, 듣고 싶은 말이 있었을 것이다. 연수가 헤어지자고 한 이유를 분명히 말하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과거를 들추기보다 미래를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눈빛으로 대화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스튜디오N·슈퍼문픽쳐스


Q. 14회 연수의 내레이션에서 과거에 늘 메어있던 사람이라고 한다. 과거 이야기, 과거의 기억을 많이 언급하는 성향인가? 연수가 과거를 묻어두고 미래지향적인 인물이 돼 가는 모습이 작가도 변화했다는 의미인가?


A. 결말로 다가갈수록 해답을 얻은 부분이 '과거는 덮어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마지막에 그런 식으로 표현하게 됐다.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Q. '그 해 우리는'은 사랑과 가족을 중심으로 힐링을 안겼다. 작가에게 가족과 사랑은 어떤 의미인가?

A. 이와 연수, 지웅이처럼 제 인 생에 엄마와 첫사랑이 영향이 크게 미친 것 같다. 사랑은 제 삶의 원동력이다. 사랑이 있어서 삶이 더 풍부해지고 사랑이 주는 고통 때문에 나를 돌이켜 보게 되는 것 같고 삶의 의미를 돌이켜주는 것 같다.

Q. '그 해 우리는'은 작가 본인에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A. 저는 처음부터 드라마 작가가 꿈이 아니었다. 전공도 전혀 아니다. 예능이나 방송에 관심이 있어서 방송 제작자에서 에디터 같은 일을 했다. 웹드라마는 짧은 이야기니까 나도 해볼 수 있겠다 생각해서 1~3분되는 짧은 이야기를 썼었다. 그래서 문법 작법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다. 노희경 작가님의 '그들이 사는 세상' 대본집을 보면서 연구했다. 가장 존경하고 영향을 미친 작가님일 것 같다.
시청자들에도 위로가 되는 작품이었으면 한다. 저는 제 작은 이야기를 더 써도 된다는 확인을 받은 작품이다. 제가 가진 생각을 단단하게 크게 만들어서 더 얘기해도 되겠다는 용기를 준 작품이다.

사실 저는 부부엔딩이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저도 비관적인 입장인데 웅이와 연수에 너무 몰입하다보니 나중에는 행복을 바라는 마음만 남더라. 시청자들에도 즐거운 모습과 웃음, 희망을 드리고 싶었다.

Q. 차기작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A. 제가 올해 30대가 됐다. 30대의 사랑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조금 더 어른이 되어가는, 조금 더 진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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