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김지영, 뜨겁고 화려했던 6월의 마지막 일요일

골프 / 임재훈 기자 / 2020-06-28 21:53:02
▲김지영(사진: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7번째 대회인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0'(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4천만 원)이 김지영의 연장 역전 우승이라는 드라마틱한 결말과 함께 막을 내렸다. 

 

김지영은 28일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예선-6,605야드, 본선-6,50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한 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파를 기록, 박민지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 돌입,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2차 연장에서 박민지를 제압,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7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정규 투어 우승을 거둔 이후 3년1개월 만에 이룬 KLPGA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이었고, 첫 우승 이후 무려 78개 대회에서 7차례나 준우승에 머무는 아쉬움을 이겨낸 끝에 들어올린 두 번째 우승 트로피였다. 

 

우승 직후 미디어센터로 기자회견을 위해 들어오는 김지영의 구릿빛 얼굴은 환한 미소로 덮여 있었고, 두 눈은 한 바탕 눈물을 쏟는 듯 눈물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우선 소감을 밝혀달라는 요청에 김지영은 "일단 너무 오랜만에 두 번째 우승으로 마쳤는데 오늘은 하나도 긴장도 안 되고 동반자들이랑 재미있게 쳤다. 재미있게 치다 보니까 좋은 기회가 많이 온 것 같고, 끝까지 좋은 기분을 살리려고 많이 노력했고, 마지막까지 이어져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감을 밝히는 그의 목소리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김지영(사진: KLPGA)

 

김지영은 이날 사실 연장 승부를 펼치지 않았어도 될 기회가 있었다. 

 

마지막 18번 홀 티샷을 페어웨이 좋은 위치에 가져다 놓으면서 버디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던 것.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두 번째 샷부터 김지영의 샷이 흔들리더니 회심의 버디 퍼트가 홀컵 바로 앞에서 멈추면서 타수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그 순간 미디어센터의 기자들 사이에서는 김지영의 준우승 징크스에 대해 이야기들이 오가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박민지가 버디를 잡아내면서 김지영과 동타가 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지영은 "티샷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잘 갔고, 세컨 샷에 힘이 들어가면서 오른쪽으로 많이 갔다. 약간 내리막 어프로치를 남겨두고 있었는데 긴장한 탓인지 공을 굴리려고 했는데 너무 많이 도망갔다. 그때 굉장히 많이 아쉬웠고, 퍼트도 짧게 쳐서 너무 아쉬웠다. 많이 아쉬웠다. 마지막 홀이..."라며 당시의 심경을 술회했다.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18번 홀을 마쳤을 때 김지영은 첫 우승 이후 7차레 준우승에 머물렀던 순간들이 스쳤다고 했다. 특히 박민지의 버디 퍼트가 들어갔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연장전에 들어가자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리고 두 번째 연장에서 김지영은 앞선 4라운드 18번 홀에서 짧은 버디 퍼트를 했던 비슷한 위치에 세컨 샷한 공을 가져다놨고,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김지영의 퍼터를 떠난 공은 그대로 홀컵에 빨려들며 이글로 이어지면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김지영은 첫 우승 당시 세 차례 퍼트 끝에 우승을 한 것을 별로 멋이 없는 우승이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두 번째 우승은 모양새 좋게, 멋지게 우승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두 번째 우승을 연장 역전승으로, 그것도 마지막 챔피언 퍼트를 이글로 장식하는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했다.

 

▲김지영(사진: 스포츠W)

첫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까지 79개 대회가 걸렸다고 알려주자 김지영은 "첫 우승 후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몰랐다. 첫 우승 때는 우승한지도 모르고 얼떨떨한 상태였다. 그래서 두 번째 우승은 멋있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글을 기록하면서 우승하니 나름 멋있는 우승이라 기쁘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준우승만 할 때는 우승에 쫓기는 것처럼 플레이했다"며 "예전에는 보기가 나오면 혼자 씩씩거리면서 다음 홀로 갔는데 요즘은 '이렇게 보기가 나오는구나'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니까 다음 홀이 편해졌다"고 돌아봤다.

 

▲사진: KLPGA

 

김지영은 선·후배 가운데 생각나는 사람을 묻자 "지난주 한국여자오픈에서 유소연 언니가 우승했는데 '좋은 기운을 받아 가라'며 안아주셨는데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답했다.

또 후배 최혜진과도 친한데 전날 "마지막 4라운드까지 좋은 성적을 내라"며 응원해줬다고 소개했다. 

 

좋은 친구와 든든한 선배의 사랑 속에 김지영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2020년 6월의 마지막 일요일을 그 누구보다 화려하게 장식했고, 그 기쁨을 맘껏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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