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황당' 김연경 귀국 인터뷰 중단 헤프닝, 그 씁쓸함에 대하여

기획/칼럼 / 임재훈 기자 / 2019-05-09 09:47:27
▲김연경(사진: 스포츠W)

 

지난 8일 터키 프로배구 리그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하는 김연경(엑자시바시)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 임하던 도중 잠시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인터뷰를 한창 진행하던 도중 대한배구협회의 간부 한 명이 취재진 틈을 비집고 들어와 인터뷰 중단을 요구했던 것.

인터뷰 중단을 요구한 사람은 배구협회 김남성 홍보이사였다.

이날 김연경의 입국 현장에는배구협회 오한남 회장을 비롯해 김남성 홍보이사, 유경화 이사 등 배구협회 간부들과 라바리니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 강성형 수석코치가 나와 있었다.

인터뷰를 중간에 막아선 김 이사는 김연경에게 오한남 배구협회장과 라바리니 감독을 먼저 만나 인사를 나눈 뒤 인터뷰를 계속하라며 인터뷰를 잠시 끊어줄 것을 요구했다. 취재진에게 구두로 양해를 구하기는 했으나 그리 미안해 보이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협회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임원이 방송사를 비롯한 여러 언론의 취재진 수 십명이 한 시간여를 꼬박 기다려 만난 선수와 인터뷰를 한창 진행하는 도중에 인터뷰를 끊고 회장님과 감독님에게 먼저 인사를 시키려 하는 새치기와도 같은 상황은 이전에는 결코 경험해 보지 못한 황당한 상황이었다.

순간 당황한 김연경이 어쩔줄을 몰라하자 현장에 있던 한 기자가 "인터뷰가 금방 끝나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했고, 현장에 모인 취재진의 따가운 시선을 비로소 의식한 김 이사는 이내 물러서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인터뷰를 마친 김연경은 배구협회 관계자들과 라바리니 감독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김연경의 얼굴에는 어색한 미소가 이어졌고, 라바리니 감독과 외국인 코치들도 마찬가지였다. 

 

▲사진: 스포츠W


또한 그 주변은 취재진과 김연경의 팬들, 그리고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친 김연경의 얼굴을 한 번 보려는 사람들이 뒤엉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고, 그러는 와중에 배구협회 관계자들은 김연경과의 사진촬영을 끝으로 일정을 공항에서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통상 김연경과 같이 외국에서 활약하는 스포츠 스타나 국제대회 출전을 마치고 귀국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입국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장에서 간단한 사진촬영과 짧은 인터뷰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날 김연경의 귀국 현장은 배구협회가 마련한 깜짝 이벤트 덕분에 '화기애매'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배구협회의 행태는 여러모로 아쉬웠다.

우선 이날 김연경의 현장 인터뷰는 배구협회의 공식 행사가 아닌 김연경의 소속사 측에서 마련한 자리였다. 배구협회 임원진과 대표팀 코칭 스태프를 만나 인사를 나누는 일이 필요했다면 사전에 김연경 측과 조율하는 것이 순리고 예의였다.

하지만 이날 인터뷰를 중간에 끊어버린 배구협회 임원의 모습에서 그런 순리나 예의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특히, 김연경은 국가대표팀 주장이자 에이스라고는 하나 국가 대표팀 전체를 놓고 보면 팀의 여러 선수 가운데 한 명일 뿐이다.

특정 국가대표 선수의 입국 현장에 배구협회 고위 임원들과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총출동하다시피 한 상황은 환영의 취지였음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분명 좋은 모양새가 아니었다.

입국 이후 김연경 측과 일정 조율을 통해 배구협회 사무실에서 임원들을 따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그 모습을 언론으로 하여금 취재하도록 했다면 훨씬 자연스럽고 모양새도 좋았을 것이다.

 

배구협회는 물론 이 같은 모양새 빠지는 상황을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날 배구협회의 김연경 귀국 환영 이벤트는 누구에게도 환영받기 어려운 것이었다. 

 

배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만큼 배구협회도 이런저런 움직임에 있어 적절함과 세련됨을 갖춰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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